나의 이야기 (42) 한 시간의 삶 -2004 년 ATS 교수시절 이사야를 잃고

by 김진태 posted Sep 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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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42) 한 시간의 삶 -2004 년 이사야를 잃고

 

오늘 아침 아내에게서 이멜을 받았다. 우리 둘째 손주 이사야가 한 줌 재로 집에 돌아 왔다고 한다. 우리 딸 은정이는 그날 유독 바쁜 하루를 보냈다. 공군기지의 병사들의 아내들을 집에 초청해서 부엌 용품전을 벌리느라 부부 공히 눈코 뜰새없는 하루를 보냈다. 마침 딸 산후조리를 위해 방문한 엄마는 첫째 요시아를 돌보고 남편 죠수아 목사는 파티를 위한 잔 심부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왜 은정이가 하필 이 날 이렇게 바쁜 파티를 열었는지 나는 안다. 그렇게 사랑했던 아기가 태중에서 7개월 만에 질병을 얻어서 세상에 나와 불과 1시간을 살고 천국으로 가고 나니 몸과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여 바쁜 일과를 일부러 만들어 고통을 잊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사야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은  4주 전 사위의 연락을 받은 후였다. 그 때부터 내 마음은 아프기만 했다. 한번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이별한 이사야의 인생에 대해 생각을 그칠 수 없는 것은 할아버지로서 당연한 일이리라. 하나님은 왜 이사야를 이렇게 일찍 데려 가셨을까? 1시간의 짧은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 딸을 위로하느라 전화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딸은 전혀 당황하지도 않았고 마음에 쓴 뿌리도 없었다. 첫 아이 요시아의 문제로 이미 마음에 큰 시험을 겪은 후라 이번 일은 오히려 담담하게 극복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외려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서 오랜 세월 살다 가는 것보다 1시간 만에 하나님앞으로 가서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내게 반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실의 고통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를 필자는 안다. 어쩌면 딸아이가 하나님 앞으로 가는 순간까지 지워지지 않는 상흔으로 남으리라.

사위는 사위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죠수아 목사는 어린 시절 고아로 따뜻한 가정의 즐거움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기에 애기를 많이 가져서 풍요로운 가정을 만들기를 원했다. 그러기에 나는 가끔 "야구 팀을 만들래, 축구 팀을 만들래" 하고 농을 걸기도 했다. 이러한 죠수아 목사의 소박한 꿈도 이제는 접어야 할 판국이다. 왜냐면 이사야를 해산할 때, 의사 선생님이 딸의 배를 갈라서 애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하나 정도 더 애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왜 하나님은 부름 받은 사역자의 가정에 이러한 어려움을 허락하셨을까?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신 하나님의 고통을 만분의 일이라도 깨닫도록 이런 일을 허락하셨는지도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항상 온전하고 선하다는 사실이다. 나를 사랑하시되 그 아들을 십자가에 못박기까지 사랑하신 그 하나님이 이러한 고통을 우리에게 허락하셔서 우리를 성결케 하셔서 쓰시기에 합당한 연단된 도구로 빚어 가시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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