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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4

나의 이야기 (14) 울 엄마 이야기

 

“김 목사님은 참 특이한 양반입니다. 요새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거 정상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 워싱턴 근교의 딸네 집에 와 있습니다. 여기 오면 제가 꼭 참석하는 사역이 있어요. 바로 나운주 목사님의 광야사역이에요. 워싱턴의 노숙자들을 섬기며 그들의 영적, 육적 필요를 채우는 사역인데, 저희가 이 동네에 살던 9년 여 동안 이 사역에 동역했던 사이라 나 목사님은 저와 짝꿍이 되셨어요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제가 얼마나 검소한 삶을 사는 지 얘기했어요. 그래 나 목사님이 제게 하셨던 말씀이에요.

 

 

 

사실 저는 지난 30년간 새 양복을 제 돈으로 해 입은 적이 없어요. 그 가운데 제가 잘 입는 두 벌은 Garage Sale에서 $20에 산 것이고, 하나는 Seattle에 사는 동료 목사가 그 교회 강단에 설 때 저더러 입으라고 주신 것이에요. 촌놈이 뭐 2개만 달고 와서 서울에서 살려니, 정말 지독하게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았어요. 1976년 첫 직장에 취직해서 첫 월급 10만원을 받을 때부터 실천했던 원칙이 있어요.

 

 

 

“생활은 무조건 월급의 30%만으로 하고 70%는 저축한다.

 

 

 

그 원칙을 1981년 미국에 주재원으로 나올 때까지 지켰어요. 없는 님이 쥐꼬리만한 월급 홀랑 다 쓰면 평생 셋방살이 신세 면할 수가 없잖아요. "그걸로 어떻게 살 수가 있었냐"고들 묻는데, 일단 30%만 벌었다고 생각하고 살면 살 수 있더군요.

 

 

 

어떻게 제게 이렇게 근검절약하는 습관이 생겼을까요? , 뻔하지요. 울 엄마 본 받은거에요. 그래, 오늘은 울 엄마 이야기를 할까 해요. 세상에 울 엄마만큼 근검절약하는 사람 없을거에요. 울 엄마는 17살에 영천에서 울 아빠에게 시집 오셔서 18살에 울 누나를 낳으시고, 21살에 울 형님을 낳으셨어요. 6.25 동란 때 누나와 형님은 고향에 두시고 두 분만 김천에 피난 오셨는데 그 때 가지고 오신 것이 쌀 한 되였다고 해요. 당장에 먹을 것이라고는 그게 다였는데, 엄마가 그걸 어떻게 하셨는지 아세요? 그걸로 떡을 만드셔서 김천 역전에 이고 가셔서 피난민들에게 파셨어요. 그 때에는 먹는 것이 제일 귀했으니까, 불티 난 듯 팔렸다고 해요. 그래 한 되로 떡을 해서 파니 두 되 값이 나오더래요. 엄마가 그 두 되를 어떻게 하셨겠어요? 주린 배를 부여잡고, 두 되로 모두 떡을 하셔서 역전에 가셔서 파셨대요. 저는 사실 두 분이 김천에 오시자 마자 창구네 건넌방에서 태어났으니까, 엄마는 해산도 제대로 못 하신 몸으로 떡을 하셔서 역전까지 15리 길을 이고 가서 팔고 오신 거에요. 그래 저는 엄마 젖을 한 방울도 먹지 못했어요. 굶기를 밥 먹듯 하셨으니 젖이 나올 턱이 없지요. 그때 엄마가 28살이셨어요.

 

 

 

엄마는 이렇게 해서 돈을 모으셔서 남의 엿공장에서 일꾼 노릇하시던 아부지가 엿공장을 차릴 수 있는 밑천을 장만하셔서 방 한 칸 짜리 집을 사서 이사하게 하셨어요. 그 후에도 우리 집은 세 번 더 이사를 했는데, 이사할 때마다 더 넓고 큰 집으로 옮겨서 엿공장 규모를 키웠어요. 울 아부지는 집에 큰 돈이 들어가는 건수가 있을 적마다, 울 엄마한테 이렇게 물으셨어요.

 

 

 

“분 어마이, 어디 숨겨둔 밑천 좀 없소?

 

 

 

그럼, 엄마는 어디서인지 아부지께서 원하시는 금액을 맞춰서 내놓으셨어요. 그게 다 엄마가 한 푼 두 푼 절약하셔서 농에 꿍쳐 놓으셨던 돈이에요. 실제 엿 판 대금은 모두 아부지가 챙기셨기 때문에, 엄마는 엿찌기 팔아서 번 푼돈을 그렇게 모으셨던 거에요. 그러나, 정작 엄마 본인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려 하지 않으셨어요. 속병이 심하셔서 근 10여년을 간헐적인 위경련을 앓으셨어요. 위경련이 오면 고통이 얼마나 심하던지, 배를 거머 쥐시고 뱅글뱅글 방바닥을 돌곤 하셨어요. 근데, 아무리 아파도 절대 병원에 가려 하지 않으셨어요.

 

 

 

“몸에 칼 대면 죽는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그 때는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철이 들고 나서 생각하니 그게 아니라 돈이 드니까 그러셨던 거에요. 그런데 칼 대지 않음 안되는 큰일이 결국 닥쳤어요. 그때가 마침 제가 서울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했다가 낙방해서 집에 잠시 머물고 있었던 1969년이었어요. 엄마가 갑자기 위경련으로 몸부림치시더니 이번에는 숫제 의식을 잃으셨어요. "이러다가 큰 일 나겠다" 싶어서, 불이나케 도립병원에 모시고 갔어요. 그랬더니, 담석증이 심해서 당장 쓸개를 절제하지 않음 큰 일 난다고 했어요. 수술비가 너무 엄청나 온 식구가 어쩔 줄 모르는데, 마침 엄마가 깨어 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진태 서울대학 합격하면 입학금 줄라꼬 내가 10만원 농에 챙겨 두었다. 그걸로 우선 병원비해라.

 

 

 

울 엄마 그 후 6년 만인 만 52세에 간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제가 군에서 최전방 GP에 근무할 때였어요. 엄마의 장례를 지내고 귀대하는 길에, 군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이던 군의관 곽 중위를 만나 엄마 얘기를 했더니 이렇게 얘기했어요.

 

 

 

"김 병장, 내 지난 번에 얘기하지 않았나? 담석증 수술을 너무 늦게 하면 담낭관까지 모두 절제하기 때문에 5년 후이면 간암이 온다고. 올게 온 게야. 마지막에는 모르핀도 듣지 않으니, 빨리 가시는 게 복이야. 마음 잡게."

 

 

 

이번에 아들 재준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20시간 이상을 운전해서 다녀 왔는데, 도중에 이상하게 엄마 생각이 자꾸 났어요. 음력으로 4월 초파일 직전에 가셨으니까, 돌아 가신 날이 1주 정도된 것 같아요. 엄마를 여동생이 다니던 성당의 묘지에 모셨을 때, 마침 모강 사람들이 초파일 준비하던 걸 본 기억이 있어요. 그래 따져 보니, 우리가 5 13일 차를 몰고 출발해서 중간에 버지니아에서 나 운주 목사님 댁에 하루 묵었다가 그 다음 날 출발했는데 바로 그 날이 엄마 돌아 가셨던 음력 4 3일이었어요.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안 쓰시고, 평생을 몸이 부서지라 일만 하셨는데 가실 때도 엄청난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가셨어요. 저는 그게 참 마음이 아파요. 살아 계셨으면 98 세이세요. 고생 않고 사셨으면 아직 살아 계셨을지도 몰라요.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자식은 효를 다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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