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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market.jpg : 포트리 한담 (137) 뒤출이 아부지 이야기 – 소꾸모티

 

 

소꾸모티 살던 때의 일이다. 지난 뒤출네 아홉 아들들의 이름에 관련해서 글을 올린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뒤출이 아부지는 얘기한 대로 지능이 떨어지는 분이셔서 1천원권과 10원권을 구분을 하지 못하셨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나 나누고저 한다

 

그게 정확하게 어느 해였는지 기억에 나지 않지만, 아마 내가 다섯 되었던 해 가을이었던 같다. 그러니까 자그만치 65년 전 일이다. 어느날 우리 옆집 뒤출이 집에서 뒤출이 엄마의 고함소리와 함께 뒤출이 아부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래 이게 우짠 일이고싶어서 아부지한테 여쭈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에이, 나쁜 놈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자꾸 이래 놀리마 우짜노. 이기 어데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라노.”  

 

호기심하면 일등인 나였던지라, 신나게 쫓아 나갔다. 싸움구경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는가? 그래 나가서 목을 빼고 보니까, " 이거 보래" 뒤출이 엄마가 뒤출이 아부지의 왼쪽 귓대기를 잡고 질질 끌고 나오신다. 몇 번을 쥐어 박히셨는지, 뒤출이 아부지 얼굴이 벌건 게 막걸리 몇 잔 드신 듯 했다.

 

"아니 남편의 존엄성을 훼손해도 분수가 있지, 우째 이런 일이 이웃에 있을꼬?" 

 

그래 우째 영문인고해서 만물박사이신 아부지한테 여쭈니, 일목요연하게 황당한 사태를 설명해 주셨다. 아부지는 학교 문턱도 가 보지 못하셨으나, 기억력은 완전 슈퍼컴 수준이셨고 사리판단이 분명하셨다. 아부지 해석은 이러했다

 

뒤출이네는 암소를 마리 키우셔서 그걸로 뒤출이 아부지가 소구루마를 끌어서 생계를 이어가시는데, 암소가 새끼를 낳아서 그게 성우가 아랫장터 소전* 가서 팔아 목돈을 장만하곤 했다. 소전에 때는 뒤출이 아부지가 혼자 소를 끌고 가신다. 이런 거래는 남자들이 하는 것이 한국의 가부장적 전통이었기 때문이다. 때만 해도 여자는 사람으로 취급을 않던 고약한 시대였고 부정 탄다고 여자는 아예 소전에 다가 오지도 못하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흥정을 끝내고 나서 거간꾼 양반들이 값을 지불할 발생했다. 때는 1천원권이 제일 높은 화폐단위여서 소값은 항상 1천원권으로 지불했다. 근데, 양반들이 대금을 1천원권이라고 하면서 10원권을 같은 수만큼 헤아려서 주었던 것이다.물론 사기를 치려고 그렇게 것은 아니고, 뒤출이 아부지가 돈의 액면가를 제대로 구분을 하지 못하시는 것을 아니까, 알아보나 못하나 보려고 장난을 친 것이었다. 손바닥만한 도시에서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이니까, 절대 사기치고 그런건 하지 않을 때였다. 거간꾼이 그렇게 대금을 건네는 것을 보면서 다른 거간꾼들은 흥미진진하게 주목해 보았다

 

" 이제 뒤출이 아부지가 우짜는지 보자!" 

 

아니나 다를까, 뒤출이 아부지는 팔아서 목돈 챙겼다고 주는 대로 덥석 받아서 그냥 가신다. 거간꾼들은 그걸 보고, 뒤에서 낄낄거린다. 일부는 뒤출이 아부지가 속은 것을 아느냐 모르냐를 가지고 내기까지 했기에 모른다에 걸었던 양반들은 박장대소하며 좋아했다.

 

"봐라. 내 안 카더나. 몬 알아볼끼라꼬."

 

뒤출이 아부지께서는 발걸음도 가볍게 보무당당하게 집에 오셔서 남자답게 외치신다.

 

여보야, 소팔고 왔다. 여기 있어.”

 

뒤출이 아부지 딴에는 간만에 가장 노릇을 제대로 했다는 자부심에 넘치셨던 거다근데, 뒤출이 엄마가 돈을 받아보니 아니 이게 모두 10원짜리가 아닌가. 그래 고함을 지르신다.

 

아니, 축구*야, 어데 10원짜리를 1천원짜리인 알고 받아오냐? 죽여라. 인간아!” 

 

그러고서 분에 이기셔서 남편을 주먹으로 몇 대 쥐어 박으시고, 귓대기를 잡고 끌고 가셨다.

 

같이 가자, 소전 쥑일 놈들 가만 두나 봐라. 이것들이 사람을 뭐로 보고.”

 

그후 뒤출이 엄마가 소전에서 어떤 활약을 벌이셨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뒤출이 엄마는 키도 장대처럼 크고 뼈대도 단단하셔서 힘이 장사이셨다. 장정들도 뒤출이 엄마와 팔씨름을 당해낼 사람이 없었고 귀싸대기를 한 대 갈기면 왠만한 장정도 픽픽 꼬꾸라지곤 했던 분이니 10원권으로 대금을 지불했던 거간꾼은 아마 단단히 혼구녕이 났을거다. 모르긴 해도, 귀싸대기 얻어 맞은 거간꾼이 최소  명은 되었을 것이다. 그걸 눈으로 친히 목격했으면 얼매나 신났으랴 만은 아무리 호기심이 많아도 그뒤를 졸졸 따라가기는 뭣해서 그냥 집에서 "언지 오나"하고 목을 빼고 기다렸다.

 

소판 받아오셨던 것이 점심나절이었는데해질 녁이 되어서야 두분이 아랫장터 소전에서 돌아오시는 모습이 내 눈에 잡혔다. 가실 뒤출이 아부지 귀를 잡고 분에 이겨 끌고 가시던 모습도 구경꺼리였지만, 분이 함께 돌아오시는 모습 또한 가관이었다. 이제 귓대기는 놓아주셨지만, 뒤출이 엄마는 "아직 풀렸어"라고 온몸으로 말하시며 보폭으로 팍팍 걸어오시는데, 뒤에 잔뜩 풀이 죽은 뒤출이 아부지가 고개를 숙이고 개 끌리듯 따라오셨다. 좌우간 분은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호기심을 넘치게 채워주셨다. 특히 이렇게 씩씩하고 유능한 이웃 아줌마가 엄마와 이름도 같은 분이라는 내게 더욱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게 소팔 때마다 일어 났던 웃지 못할 사건이라 우리 아부지는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리만 들으시고도 사건의 원인과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알아 맞히셨던 것이다. 아부지는 확실히 예언자적 기질을 타고 나셨다. 당사자들은 얼매나 속이 터졌을 지 모르지만 당시 우리에게는 그걸 구경하는 것이 인생삼낙 가운데 하나였다.  

 

*소전은 우시장을 가르키는 한글과 한자의 복합어이다.

*축구는 발로 차는 공이 아니고, 한자로 축귀를 말하는 사투리로 뜻은 짐승같은 귀신으로 밥만 축내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을 부를 사용하는 욕설이다.  

 

후기: 뒤출이 부모님은 금슬이 좋기가 비할 없어서 아들만 아홉을 생산하셨다. 불행히도, 뒤출이 아부지는 50 넘기셨을 돌아가셨다. 누님께 들으니, 뒤출이 엄마는 타고 나길 장사로 나셔서 백수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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