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All4Jesus

조회 수 53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목사님, 수염 간수하시기가 어렵지요. 내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아이구, 거 무슨 쓸데없는 얘기 하시려고 그러우. 내 한 두 번 속아본 줄 아남. 이젠 안 속아요.” “아닙니다. 김목사님 수염은 콧수염과 턱수염이 모두 한 뭉치로 되어 있어 보기에 답답한데 그걸 좀 구분을 지어서 다듬으시면 시원하게 보일 겁니다.” 좌우간 자기 일 아니라고 훈수는 쉽게들 한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고 일축했는데 아내가 집에 와서까지 나를 못살게 조른다.  “여보, 그 센스 있는 목사님이 말하시면 좀 들으세요. 하시기 어려우면 내가 해 줄게요.” 저녁식사를 기분 좋게 마치고 쉬는데 아내가 옆에서 던진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뻣뻣한 한국사람 수염을 그렇게 다듬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마음 속에서 한번 속아봐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을 들은 후라 그러한지 거울을 들여다 보니 과거에는 멋지게만 보이던 내 수염이 더부룩해 보인다.  

그래서 취침 전에 화장실 거울 앞에서 콧수염과 턱수염 사이 털을 밀어 보았다. 아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거울 속을 보니 왠 괴물이 나를 꼬나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뿔사, 이미 손을 대었으니 콧수염을 좀 단정하게 다듬으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콧수염을 다듬는데 손을 대면 댈수록 더 꼴불견이다. 아이구 모르겠다. 콧수염은 버렸으니 다 밀어 버리고 턱수염만 남기면 어떨까. 콧수염을 밀고 나니 야 이건 정말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보인다. 그래 급기야는 턱수염까지 밀어 버렸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더니 수염 약간 다듬으려다 다 밀어 버린 것이다.  

수염관리 한번도 안해 본 임목사와 아내의 말에 속아서 알면서도 이런 짓을 저지른 내 어리석음을 탓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한번 뜻을 정했으니 끝까지 버텨야지, 센스가 있기는 뭐가 있다고.” 속으로 투덜거린 말이다. 그러나 수염이 없는 게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 중 하나는 새로운 자유이다.  과거에는 내 모습이 워낙 두드러져서 어디 가나 조심스러웠는데 이젠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몰라 보니까 자유로운 것이다. 또 덤으로 학생들이나 교인들 모두 이십 년은 젊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아부성 발언을 하니 그 또한 덕스럽다. 착각도 자유지만 30년 전 결혼식 때 사진과 내 지금 얼굴을 비교하니 별로 안 변한 것 같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 포트리 한담 (17) 세일즈맨의 죽음 84 김진태 2005.02.16 6944
116 포트리 한담 (18) 렉서스의 성공 김진태 2005.02.25 5286
115 포트리 한담 (19) 암반 김진태 2005.03.17 5146
114 나의 이야기 (27) 신앙간증 (1) 주여 나를 사용하소서 – 1981년 삼성물산 주재원 시절 이야기를 배경으로 김진태 2005.03.23 5934
113 나의 이야기 (44) BMW를 모는 사연- 2005년 ATS 교수시절 김진태 2005.03.26 4923
112 포트리 한담 (21) 명화감상 "벤허" 2 김진태 2005.05.20 6206
111 포트리 한담 (22) 마이클 잭슨의 몰락 3 김진태 2005.06.04 5220
110 포트리 한담 (23) 박찬호의 100승 김진태 2005.06.06 5276
109 포트리 한담 (26) 챨리와 쵸콜렛 공장 김진태 2005.07.26 5203
108 포트리 한담 (28) 주인의식을 가지라 김진태 2005.08.16 5515
107 포트리 한담 (29) 때가 되매 높이시리라 2 김진태 2005.08.20 4847
106 포트리 한담 (33) 영화감상 “워터 보이” 23 김진태 2005.09.28 5738
105 포트리 한담 (39) 다이돌핀이 분비될 때 김진태 2005.12.05 4942
104 포트리 한담 (40) 눈이 와도 문제없다 김진태 2005.12.05 4815
103 포트리 한담 (41) 새해에는 위대한 꿈을 김진태 2006.01.12 4899
102 포트리 한담 (42) 폭설 2006 김진태 2006.02.13 4703
101 포트리 한담 (43) 핑게하지 말라 file 김진태 2006.03.03 5495
100 포트리 한담 (44) 벌레먹은 나무 file 김진태 2006.03.13 9099
99 포트리 한담 (45) 위기를 기회로 16 file 김진태 2006.07.02 5480
98 포트리 한담 (46) 지단의 혈기와 모세 10 file 김진태 2006.07.10 578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 2013 All4Jesus.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