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All4Jesus

조회 수 46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국일보 미주판 2003년 10월 31일 A15 종교인 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최저속도 (Min. Speed)

목회를 해 보신 분은 아실 것이다. 대표기도자가 너무 시간을 오래 끌며 횡설수설하는 기도를 할 때 목사님의 마음은 천국에서 지옥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 기도 때마다 한국에서 시작해서 전세계를 한바퀴 돌아야 기도가 끝나는 분이 있는 가하면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끝나야 끝나는 분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수양이 잘된 목사님이라도 열기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맥박이 자동차 피스톤처럼 뛰게 된다. 꽤 이름있는 한국의 모 목사님은 대표기도가 5분을 경과하면 뒤에서 기도하는 분의 장단지를 구둣발로 걷어찬다고 한다. 참 목사님도 다른 일도 아니고 하나님께 기도하시는 장로님을 그렇게 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불평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대표기도가 길어짐으로 해서 예배가 엉망이 되는 꼴을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어서 그러한 목사님의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어떤 분은 목사님에게 장단지를 걷어 채여도 끝까지 밀고 나가기도 한다. 왜 그럴까? 자기 딴에는 이 기도는 꼭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분수에 넘치게 기도한답시고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못된 심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걷어차는 목사님은 왜 그러시는 것일까? 대표기도가 길어지면 성도들이 예배 시작부터 진이 다 빠지고 역정이 나서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순서에서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실 때에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인생살이에서 이와 비슷한 체험을 더러 한다. 미국에 와서 한 가지 기이하게 여겼던 것은 고속도로에 최저속도 40마일이란 표지가 있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우리는 속도제한하면 최고속도만 생각하지 최저속도는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사실 사고의 대부분이 과속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최고속도 위반에 대해 딱지를 뗌으로서 이를 막으려는 의도는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러나 너무 느리게 달리는 것도 속도위반으로 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히 사고의 위험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면 무엇 때문일까?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고속도로로 진입했을 때에는 다들 빨리 달리기 위해서 들어왔을 것인데 바로 앞에 차가 알짱거리며 천천히 가보라. 어떤 경우는 휴대전화로 노닥거리느라, 어떤 경우는 주위 경치 구경하느라 태평으로 가는 차 뒤에 선 차 운전수의 심사가 편하겠는가? 사실 운전을 하다 보면 엄청나게 차가 밀린 이유가 한참 앞길에 차 한 대가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 것을 자주 발견한다.

대표기도를 오래 끌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사실 이렇게 너무 천천히 달림으로 해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차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이렇게 말씀했다.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치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고전 10:24). "사랑은 ...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고전 13:5).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웃을 허락하시고 소속사회나 집단을 허락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매사에 남의 유익을 구하는 삶을 실천하는 일터로 허락하신 것이다. 운전을 하든지 무엇을 하든지 항상 잊지 말고 묻는 습관을 가지자. "내가 너무 천천히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과연 내가 하는 일이 남의 유익을 구하는 일인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 (69) 복 받는 길 21 file Jintae Kim 2009.03.23 8311
74 내려 놓으라 75 file Jintae Kim 2009.03.17 7317
73 (67) 복의 근원이 될지라 7 file Jintae Kim 2009.03.10 6225
72 포트리 한담 (65) 광야의 승리 69 file Jintae Kim 2009.02.17 11894
71 포트리 한담 (64) 행복한 부부 17 file Jintae Kim 2009.02.03 6246
70 포트리 한담 (63) 당신의 에덴은? 18 file Jintae Kim 2009.01.26 10609
69 포트리 한담 (61) 새 술은 새 부대에 21 file Jintae Kim 2008.12.31 7214
68 포트리 한담 (60) 면도유감 5 Jintae Kim 2008.11.19 5345
67 포트리 한담 (58) 용서해주세요 10 김진태 2007.02.09 5473
66 포트리 한담 (57) 춥다고 숨 안쉬나 file 김진태 2007.02.09 5304
65 나의 이야기 (15) 신앙간증 (2) 위대한 꿈 file 김진태 2007.02.06 5106
64 포트리 한담 (56) 풀어주라 58 file 김진태 2007.01.26 5648
63 포트리 한담 (55)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file 김진태 2007.01.10 5560
62 나의 이야기 (45) 할비는 들어오지 마 -2006년 ATS 교수시절 file 김진태 2006.07.28 5558
61 포트리 한담 (47) 저 높은 곳을 향하여 file 김진태 2006.07.21 5884
60 포트리 한담 (46) 지단의 혈기와 모세 10 file 김진태 2006.07.10 5788
59 포트리 한담 (45) 위기를 기회로 16 file 김진태 2006.07.02 5478
58 포트리 한담 (44) 벌레먹은 나무 file 김진태 2006.03.13 9093
57 포트리 한담 (43) 핑게하지 말라 file 김진태 2006.03.03 5491
56 포트리 한담 (42) 폭설 2006 김진태 2006.02.13 470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 2013 All4Jesus.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