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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23일자 한국일보 미주판 A13 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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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5년은 지났나 보다. 직장동료 한 사람이 "과불급”이란 말을 선사한 적이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세상에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다. 본시 시골출신으로 진한 농담이 입에 배어 있던 몸인지라 서울에 올라와서 살면서도 기분만 나면 옛날 가락이 절로 흘러나오곤 했다. 동료에게서 과불급이란 충고를 듣기 전까지는 한번도 내가 사용하는 농담이 문제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진한 농담이 장려되던 문화속에 자랐기 때문이다. 특히 친숙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면 사용하는 용어들이 더욱 원색적으로 바뀌어서 서울사람들이 보면 싸움하는 줄로 착각하기가 십상이다. 서울에 올라와서 10여년을 지냈으면서도 서울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는 커녕 서울사람들을 촌놈이라고 부르며 과거의 구습을 무슨 자랑거리인양 드러내놓고 다녔다. 남이 무어라고 하는지에 대해 신경을 쓸 만큼 한가한 삶을 살지 않았기에 상당한 세월이 흐르고서야 이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깨닫게 되었다.

과불급이란 말을 좌우명으로 삼기로 작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재원으로 온 것이 어제같은데 벌써 23년이 지났다. 그동안 입을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실수한 적도 많았다. 두 가지 예를 들겠다. 첫번째는 아내와의 문제였다.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등신”이란 말이다. 말의 뜻은 좀 고약하지만 우리 고향사람들은 걸핏하면 친숙한 상대에게 사용하는 말이다. “어이그 등신 그것도 말이라고.” 이 한 마디에 그동안 공들여 쌓았던 은혜가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또 한번 나를 난감하게 만들었던 말은 “문둥이”라는 말이다. 우리 고향에서는 친한 사이에 곧잘 사용하는 말인데 타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늦은 나이에 신학대학원에 들어와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당시 신학생 중에 대학 13년 후배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학교후배이고 해서 가깝게 지냈다. 어느날 아파트에서 함께 교제하던 중 무심결에 나간 말이, “야 문둥아 그것도 몰라”였다. 이 한마디가 초래했던 상황이 나를 얼마나 난감하게 만들었는지 잊을 수가 없다. 이 말 한마디가 가뜩이면 열등감에 사로잡혀있던 유학생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것이다.

우리의 입술에서 말이 나가기 전에 두 번 숙고할 것이 있다. 과연 이 말이 상대에게 덕을 세우는 말인가? 살리는 말인가? 2005년을 맞아서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올해에는 덕을 세우는 말, 살리는 말만 하자.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입에 재갈을 먹이자. “무릇 더러운 말은 입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엡 4:29)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돌이켜 감사하는 말을 하라….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5: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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