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태어날 때부터 제대로 젖을 먹지 못해 참 부실하게 자랐어요. 특히 어쩌다가 음식을 보면 환장한 듯 퍼먹곤 해서 걸핏하면 체해서 고생을 많이 하다보니 위가 약해요. 상태가 너무 악화되어 대학 2학년 때에는 위가 어떤 음식도 받지 않아 다 토하곤 했지요. 그래 도저히 방법이 없어 휴학하고 시골로 내려가서 별 짓을 다했습니다. 계속 악화일로라 나중에는 물도 넘어가지 않아서 저는 어떻게 이 지겨운 삶을 끝낼지 방법을 모색하곤 하다가 폭우 속에 금오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끝을 내려 했어요. 그런데 산꼭대기에서 생각하니 내가 가고나면 엄마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래, 죽는 것은 단념하고 그때까지 어떡하든 위를 치료하기 위해 눈물겨운 투쟁을 했어요. 닭똥도 먹어보고, 나중에는 옻나무를 큰 가마솥에 고아서 그 역한 옻탕을 마셔야 했지요. 그후 위가 조금씩 음식을 받을 수 있게 되자, 몸에 이롭다는 것은 다 줏어먹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자라입니다. 동네사람들에게 자라 잡아오면 산다고 하니까 다들 감천내에 가서 잡아오더군요. 그래 자라 목을 댕강 잘라서 그 피를 받아먹었습니다. 참 잔인하긴 했지만, 그때에는 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때였으니까 이해를 해야지요.
2023.06.24 12:55
나의 이야기 (137) 자라 이야기
조회 수 9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 | 포트리 한담 (23) 박찬호의 100승 | 김진태 | 2005.06.06 | 5276 |
37 | 포트리 한담 (26) 챨리와 쵸콜렛 공장 | 김진태 | 2005.07.26 | 5204 |
36 | 포트리 한담 (28) 주인의식을 가지라 | 김진태 | 2005.08.16 | 5515 |
35 | 포트리 한담 (29) 때가 되매 높이시리라 2 | 김진태 | 2005.08.20 | 4847 |
34 | 포트리 한담 (3) 주제파악 31 | 김진태 | 2003.09.20 | 5581 |
33 | 포트리 한담 (33) 영화감상 “워터 보이” 23 | 김진태 | 2005.09.28 | 5738 |
32 | 포트리 한담 (39) 다이돌핀이 분비될 때 | 김진태 | 2005.12.05 | 4942 |
31 | 포트리 한담 (4) 이아고 신드롬 32 | 김진태 | 2003.09.23 | 5827 |
30 | 포트리 한담 (40) 눈이 와도 문제없다 | 김진태 | 2005.12.05 | 4815 |
29 | 포트리 한담 (41) 새해에는 위대한 꿈을 | 김진태 | 2006.01.12 | 4899 |
28 | 포트리 한담 (42) 폭설 2006 | 김진태 | 2006.02.13 | 4703 |
27 | 포트리 한담 (43) 핑게하지 말라 | 김진태 | 2006.03.03 | 5495 |
26 | 포트리 한담 (44) 벌레먹은 나무 | 김진태 | 2006.03.13 | 9099 |
25 | 포트리 한담 (45) 위기를 기회로 16 | 김진태 | 2006.07.02 | 5480 |
24 | 포트리 한담 (46) 지단의 혈기와 모세 10 | 김진태 | 2006.07.10 | 5792 |
23 | 포트리 한담 (47)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김진태 | 2006.07.21 | 5887 |
22 | 포트리 한담 (5) 오셀로 콤플렉스 36 | 김진태 | 2003.09.25 | 5762 |
21 | 포트리 한담 (55)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 김진태 | 2007.01.10 | 5561 |
20 | 포트리 한담 (56) 풀어주라 58 | 김진태 | 2007.01.26 | 5651 |
19 | 포트리 한담 (57) 춥다고 숨 안쉬나 | 김진태 | 2007.02.09 | 5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