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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2

 

나는 6.25 사변이 휴전을 향해 치닫던 1952년 1월에 김천시 신음동 (속칭 "속꾸미") 산골짜기 창구네 집 건넌방에서 태어났다. 당시 부모님은 고향인 약수골 (속칭 "악숫꼴)에 울 누님과 형님을 두고 쌀 한 됫박만 달랑 가지고 김천으로 피난오셔서 창구네 집 건넌방 단칸방 세를 얻어서 사셨는데, 거기 오시자 얼마 안 되어 나를 낳으셨다. 당시는 끼니를 떼우기 어려운 형편이라 엄마에게서 젖이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도 엄마는 김천 역전에 가서 피난민들에게 떡을 파느라 밤이 늦어야 빈 소쿠리를 들고 돌아오셨다. 그러니, 애기가 얼마나 배가 고팠겠는가? 배 고파서 빽빽 울어재끼는 것 외에 애기가 무얼 할 수 있었겠는가? 내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되어 합류하셨던 울 누님 (10살 위)이 그런 나를 업고 이집 저집 다니며 젖동냥을 해서 동냥젖으로 연명했다. 생각해 보시라. 동냥젖의 양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저, 죽지 않을 정도로 얻어먹으니 하고한날 빽빽 울어재끼는 게 내 일이었다. 전쟁 중이라 굶어죽은 시체가 동네 이방 저방에서 나오곤 하던 시절이었으니, 그 와중에도 내가 동냥젖으로 살아남았다는 게 기적이다.

 

그래서 그러한지 나는 어릴 때부터 위장이 제대로 발달이 되지 않아 항상 속병을 앓고 살았다. 누님과 형님은 부모님이 피난 오시기 전, 악숫골 고향에서 태어나서 거기서 자랐기 때문에 나처럼 애기 때부터 고생하시지는 않으셨고, 내 밑으로 두 동생들이 태어났을 때 쯤이면 우리 집도 먹고 살만해서 큰 고생은 하지 않았다. 그래, 우리 집에서 제일 어려운 때 태어나 나자마자 죽을 고비를 매일 넘겼던 나였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이 사정을 전혀 모르거나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제일 호강한 줄 착각한단다. 내가 원래 생긴 게 귀한 집 아들처럼 생긴 데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S대학출신에, 삼성물산에서도 특별히 인정받아 입사 3년후 뉴욕지점에 주재원으로 나갔으니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내가 얼마나 힘든 삶을 보냈는지,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촌놈이 대학입시에 낙방한 후 무일푼으로 객지에 재수하러 올라가서 독서실에서 하루 두 끼도 못 먹고 거기서 새우잠을 자며 공부해서 대학입학했다. 남들 부러워하는 S대학을 들어갔는데, 등록금이고 생활비고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재학시절 내내 가정교사에 온갖 부업하느라 공부할 시간도 없이 고생고생하다 위가 완전히 거들나서 2학년 때 휴학했다. 얼마나 내 상황이 심각했느냐 하면, 당시 위가 아무 음식도 받지 않아 근 6개월을 피골이 상접해서 아무 희망도 없는 세월이 꽤 오래였다. 그래, 하루는 금오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자살하려고 한밤중에 폭우속 계곡을 올라간 적도 있었다. 이  모든 세월을 지금까지 하나님이 지키시고 인도하셔서 여기까지 왔다. 내 인생을 책으로 기록해도 참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했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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