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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08-Jul

울란바타르에서 2008년 7월 6일, 7일, 8일

작성자: Jintae Kim 조회 수: 3178































울란바타르의 징기스칸 공항에 도착하니 자정이 지났다. 몽골 유일한 국제공항이라고 하는데 규모는 미국의 한적한 시골공항 수준이다. 기항하는 비행기가 적은 덕분에 짐이 빨리 나와서 좋기는 했다. 촌스럽지만 한국시골아가씨처럼 생긴 세관여직원에게 여권을 제시하니 반갑게 맞아준다. 공항을 나오니 임병철 선교사께서 마중을 나와 주셔서 심야에 차에 타고 임 선교사께서 구입했던 아파트에 돌아왔다. 지난 주만 해도 울란바타르에서 반정부시위로 인해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야간통금까지 시행되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 동안 사태가 가라 앉았는지 별 문제가 없었다. 공항에서 오는 길은 어찌 험한지 사회간접자본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도 제대로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 곳곳에 움푹 파인 곳이 많아 차가 덜컹거렸다. 늦게 일어나서 늦게 잠드는 습관들이 있는지 자정이 넘었는데도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중국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땅은 넓은데 인구는 280만 명밖에 안되니 나라를 경영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을 것이다. 어디서 세금을 거둬들여서 길을 개선하고 시설들을 갖추고 시장규모가 경제단위가 되기에는 너무 작기 때문에 산업화로 나가는데 난관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남의 나라 일인데도 딱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몽골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몽골은 면적은 157만 평방 킬로미터로 남북한 합친 것의 7배에 달하고 엄청난 지하자원이 묻혀 있는 세계 10대 자원부국이다. 비록 겨울이 너무 길어 애로는 있다 하지만 고비사막을 제외한 대부분 국토가 목초지이며 지혜롭게 개간하면 얼마든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특히 이 넓은 국토가 인구가 고작 280만 밖에 되지 않아 얼마든지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사회간접자본에 적극 투자하고 개발해 나간다면 장래성이 밝은 나라이다. 이런 장래성을 본 주위 열강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몽골 정부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일본은 몽골 전역에 무료로 학교를 지어 주는 봉사를 벌써 여러 해 계속해 왔다고 하는데 몽골의 잠재력을 감안해서 사전투자를 하는 것인 듯 했다. 몽골의 대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를 대량으로 선점하는 것도 일본인들이라 한다.    
문제는 이 잠재력을 개발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몽골의 인구 가운데 40 퍼센트에 해당하는 110만 명이 수도인 울란바타르에 밀집되어 있다. 몽골의 부의 90 퍼센트가 모두 울란바타르에 집중되어있다 하니 나머지 10퍼센트밖에 보유하지 않은 60퍼센트의 국민들의 생활상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몽골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국민당 GNP가 1500불이라 하는데 부의 편중이 극심한 것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생활수준은 후진국을 벗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땅은 어마어마하게 넓지만 인구도 280만밖에 없는데다 사방이 다른 나라 땅으로 포위되어 있어 해상수송수단 하나 없으니 국가기간산업을 일으킬 방도가 없는 것이다. 유목민이라 보니 만사에 급할 것이 없고 아무 거나 걸치고 먹을 것만 있으면 만족한다. 그러하니 가옥이든 가구이든 도로이든 그저 있기만 하면 족하다. 산업발전도 직장도 없다 보니 도시로 몰려든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가 남긴 보드카의 중독현상에 찌들어서 대낮부터 만취해서 행패를 부리고 외국인만 보이면 다가와서 위협하고 도둑질해 가는 자들이 도처에 기생하고 있다.  
임 선교사 가족 전부와 사모님의 학교친구선생님들의 가족까지 온 아파트가 가득했다. 침실  2개 짜리 아파트인데 여덟 명에 임 선교사 딸 셋, 조카 까지 합하니 12명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 아파트는 임 선교사가 선교사로 4년 전 울란바타르로 부임해서 바로 구매한 것인데, 임 선교사 네가 이르디닛으로 부임한 후부터 교단손님들이 묵는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임 선교사 일행들은 미국에서 오신 지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자정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대낮처럼 잠을 자지 않는다. 나야 중국에서 이미 15일을 사역하며 시차적응이 된 상태인데다 오늘 하루 고생을 많이 해서 눈을 빨리 붙여야 했기에 염치불구하고 거실에서 잠자리를 폈던 세 공주를 쫓아내고 임 선교사와 함께 소파베드 위에 몸을 누이니 새벽 2시는 된 듯했다. 참 사연도 많고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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