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열린 마음

by 김진태 posted Sep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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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한국정계는 신당창당문제로 혼잡하기 그지 없다. 문제는 소위 신당운운하는 이들의 구태의연한 이합집산하는 행태이다. 일국을 대표할 지도자감으로서 구태를 깨는 결연한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가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래서 오늘은 일국의 지도자가 큰 비젼을 실천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 중 열린 마음을 가진 그릇이란 제목으로 상고하겠다.

사도행전 10장은 고넬료라는 로마군대의 백부장에게 복음을 듣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베드로를 보내는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베드로가 유대인의 율법에 묶여 이방인과 교제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인 것을 아시는 하나님은 세 번의 환상을 통해서 베드로의 율법적 고정관념을 깨뜨리심으로 교회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지도자로 사용하셨다. "유대인으로서 이방인을 교제하는 것과 가까이 하는 것이 위법인 줄은 너희도 알거니와 하나님께서 내게 지시하사 아무도 속되다 하거나 깨끗지 않다 하지 말라 하시기로 내가 왔노니"라고 말하는 베드로의 열린 마음을 보라. 하나님께서 베드로에게 요구하신 이 열린 마음이야말로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마음이다.

미국의 경우 회사의 경영자를 택할 때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이 열린 마음이다. 쉴새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성공하는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미리 감을 잡고 이에 맞는 사고방식으로 자신을 바꾸어야 하며 항상 열린 귀와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방향전환할 수 있는 유연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체의 경영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대같이 당장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나라를 다스리려면 열린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야 한다. 열린 마음을 가진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상식을 초월하라. 둘째, 꼭 한 가지 답만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셋째, 잘못된 고집을 버려라.

해방후 지금까지 56년의 한국역사를 돌아보라. 어디 지도자치고 잘못된 고집과 상식을 초월하여 새로운 생각과 방법에 귀를 기울였던 지도자가 누가 있었는가? 군사정권아래서 데모하던 필자이지만 이 분야에서도 박정희씨는 그래도 다른 인물들보다는 한 걸음 앞서 있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외치며 적극적 긍정적 비젼을 불어넣은 것도 잘한 일이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도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혁신적 조치를 취하였다. 한국의 공신력이 최악이던 시대에 고금리로 차관을 들여와서 5개년 계획을 추진할 때에 얼마나 많은 정객들이 차관 들여와서 공장세우면 나라 말아 먹는다고 핍박을 했던가? 박 정희씨에게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후발주자가 감수해야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가난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야 말겠다는 열린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과연 대선주자중 누가 열린 마음을 가진 인물인가 국민들은 판단하여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한국은 굳은 머리를 가진 인물을 지도자로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이 면에서 시대의 흐름을 역류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라. 미국의 부시, 영국의 블레어, 일본의 고이즈미, 독일의 슈뢰더 모두가 4-50대의 상대적으로 젊은 지도자들이다. 왜 그럴까? 바로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는데는 젊은 지도자가 역시 낫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대답은 독자여러분이 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