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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에서 치칠릭으로 9월 26일 
 
어제는 아침에 이르틴에서 출발하여 다르항 경유 울란바토르까지 임 선교사의 랜크루저에 의지하여 하루 종일 달렸다. 저녁 6시 30분에 도착했으나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밤이 이슥해서야 통나무 민박집이라고 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난방이 안 되어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자는데 새벽 2시가 되니 전기도 끊어지고 물도 끊어졌다. 추위 속에 떨다가 양치도 제대로 못하고 아침 8시에 울란바토르를 출발해서 아르항가이 주도인 치칠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도 왕복 1000 킬로가 넘는 거리를 차로 달려가야 하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아침부터 기온이 급강하하더니 갑자기 첫눈이 울란바토르의 하늘을 수놓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고 제법 눈발이 강하게 뿌리기 시작했다. 금년 첫눈을 울란바토르에서 맞으니 이 또한 기분이 묘했다. 눈보라 속을 운전하여 자밍우드 교회 지도자인 뭉크와 치칠릭 교회 지도자인 자흘른을 만나기로 한 하나로 수퍼로 갔더니 두 사람이 이미 거리에서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임 선교사의 랜크루저에 7명이 산더미 같은 짐 보따리와 음식을 싣고 출발하니 울란바토르의 교통체증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원래 계획은 양치와 세수를 가는 길에 강을 만나면 하려 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실제 양치를 한 것은 치칠릭에 도착을 한 후였던 것이다. 
 
마침 가는 길이 고대 몽골 족들의 “보르칸” (중국인들은 “대한”이라 부르는 몽골단어로 왕중왕이란 뜻이다. 하나님도 보르칸으로 번역되었다)을 선출하던 성지인 하라호름 (“카타코름”으로 알려진 곳이나, 실제 발음은 다름)을 지나가게 되어 있어서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울란바토르에서 하라호름은 약 370 킬로미터의 거리인데 가는 길은 40년 전 러시아 군인들이 닦은 길로서 노면상태가 이르틴 가는 길보다는 양호했으나 험하기는 오십보 백보였다. 그 동안 여행하면서 경찰의 불심검문도 받고 교통위반딱지까지 받은 경험이 있어 웬만하면 임 선교사가 운전을 했다. 임 선교사의 상태가 아주 안 좋으면 김동욱 목사가 운전했는데 그 이유는 두 사람의 얼굴형이 비슷하여 경찰에 걸렸을 때 임 선교사의 면허를 보여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나는 편안하게 가라고 하나님이 예비하셨나 보다. 나야 얼굴형태가 판이하게 다르니 운전은 면제받을 수 밖에.
 
눈발 속을 한참 달리다 보니 어느새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한가하게 떠도는 초원이었다. 임 선교사도 아르항가이 행은 초행이라 창 밖을 보며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했다. 눈이 멎었나 했더니 한참 후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저 건너편 하늘은 말갛게 개었는데 우리 있는 곳만 비가 내리는 것이다. 워낙 초원이 광활하다 보니 한 눈에 세 가지 기후를 모두 목격할 수 있었다. 한 곳은 시커먼 구름에 덮여 있어 비가 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한 곳은 말간 하늘로 보아 청명한 가을날씨이고, 한 곳은 눈발이 휘날리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달리면서 눈도 맞고, 폭우도 만나고, 우박까지 맞았다. 
 
이르틴으로 가는 초원도 비옥한 편이라 대형 밀 농사와 감자 농사가 한창이었는데 아르항가이 가는 길은 이보다 훨씬 여유가 있었다. 창 밖을 보며 새로운 경치를 즐기며 가는데 오른 쪽에 큰 바위 산들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언덕이 나타났다. 시간도 벌써 오후 1시이고 어차피 점심식사를 야외에서 하기로 계획했던 바, 이 왕이면 분위기 나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차를 멈추었다. 차를 빼서 바위산 쪽으로 몰고 가는데 큰 변전소 시설이 보이고 수양관 시설이 보였다. 치칠릭에 사는 조흘른에 의하면 이 곳 지명은 비치치 카드라는 곳으로 고대로부터 군대를 소집하여 집결시킨 장소였다. 이 말을 들으니 괜히 호기가 끓어올라서 꼭 이 바위산 꼭대기에 올라 가서 한 바탕 호령을 해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만류하는 아내의 손짓을 무시하고 암벽등반 비슷한 것을 해서 바위 산 꼭대기에 오르니 경치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마치 고대장수가 말 탄 군사들을 밑에 놓고 호령하는 기분으로 바위 위에서 고함을 지르니 임 선교사가 이를 보고 감탄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나도 카메라를 주머니에서 꺼내 셔터를 정신 없이 눌러 대고 나서 내려 오니 두 사모가 블루스타 개스 래인지에 물을 끓여 컵라면을 내어 놓았다. 40분 동안 함께 식사를 끝내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차를 출발하니 다들 사기가 고양되었다.
 
한참을 달리니 갈림길이 나왔다. 하라호름으로 가는 길로 우회전해서 달리는데 가면 갈수록 초원이 더욱 멋있어지고 어르헝 강이 들판을 적셔 가축들의 목을 적시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초원 중에서 단연 제일 비옥한 곳이었다. 과거 책을 통해서 하라호름이 고대사회에 끼쳤던 영향을 익히 알고 있는 나인지라 하라호름에 대한 기대가 유별났다. 몽골 대초원 곳곳에 산재한 수많은 부족들의 족장들이 호위병과 짐승 떼를 몰고 이 곳에 군집하여 이 곳에서 보르칸을 선출하여 몽골초원의 모든 부족들을 다스리게 하였던 곳이다. 기원후 8세기에 위구르 시대부터 부흥했던 도시였고 그 후 파괴되었다가 다시 13세기 초 어거대칸의 궁궐이 세워져 몽골대제국의 경제, 정치, 문화의 중심이 되었던 하라호름에는 당시 고대 세계 모든 나라의 상인들이 군집하여 엄청난 국제시장을 형성했으며 이 곳을 통과하는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와의 상업이 이 곳을 통하여 이루어졌던 고대 최대의 상업도시였다. 뿐 아니라 부족장들의 모임 때 이 곳에 모여든 각 부족들의 짐승 떼와 군대로 온 초원이 게르로 덮였다고 하니 당시의 영화가 어떠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본 오늘의 하라호름은 그저 작은 성벽 안에 자리한 공터일 뿐이었다. 하라호름을 보면서 내 마음에 떠오른 것은 바로 황성옛터라는 한국유행가였다. “황성옛터에 밤이 오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린 사연을 말하여 주노라….” 인간의 문명이 아무리 화려하여도 세월이 흐르고 나면 남는 것은 황량한 폐허뿐인 것을. 인간들은 이를 알면서도 일시적인 욕망에 눈이 어두워서 영원을 놓치고 산다.  어떤 지역을 가든지 임 선교사와 우리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욕구는 어떻게 하면 몽골 땅을 복음으로 덮느냐이다. 고도인 하라호름에 교회를 세울 수 있는 길이 없겠는가 의논하는데 뒤에 앉았던 조흘른이 참견하고 나섰다. 조흘른의 얘기를 들으니 조흘른의 교회 주일학교를 섬기는 학교선생 한 사람이 곧 하라호름 인근의 학교로 전근할 예정이라 했다. 이 자매를 통해 이 곳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우리의 향후 계획 중 하나가 되었다. 이를 위해 아르항가이 지역에 교회의 지도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육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하라호름에서 사진도 몇 장 찍고 기름도 넣고 난 후 다시 길을 재촉했다. 하라호름에서 치칠릭 가는 길은 더욱 여유가 있었다. 푸른 강이 초원을 가로 지르고 강 양편으로 가을단풍으로 한껏 멋을 낸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하라호름을 지나고 나니 길도 한결 좋아졌다. 이 길은 2년 전에 새로 놓은 길이라 했다. 하라호름에서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니 “치칠릭으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아치가 보였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도시와는 비교가 안되게 세련된 매너이다. 이렇게 세련된 매너를 보이는 곳은 그 이유가 있다. 동네 자체가 여유가 있고 부유하기 때문이다. 어디서 묵을까 해서 조흘른에게 물어보니 치칠릭에 오스트레일리아 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는데 시설도 좋고 가격도 괜찮아서 외국인인 우리가 묵기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자매의 안내로 Fairfield Guest House 에 도착하여 짐을 푸니 벌써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었다. 다들 아침부터 세수도 못하고 양치도 못했는지라 도착 즉시 양치와 샤워부터 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나서 저녁 8시에 조흘른 자매의 게르로 향했다. 
 
침례 받을 교인들이 기다린다고 해서 가니 벌써 오후 6시부터 교인들이 모여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흘른 자매는 남편과 함께 내가 인도한 세미나에 참석하러 이르틴까지 왔던 자매인데 전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치칠릭 주위 마을마다 전도를 다니는 전도의 용사이다. 함께 예배를 드린 후 몸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신유기도를 해 주겠다고 했더니 한 사람씩 나오는데 사연들이 모두 기구했다. 차에 치여서 입은 부상으로 지능이 약간 부족하고 두통이 심한 9살짜리 남자 아이도 있었고 탈장으로 고생하면서도 계속 막노동을 하는 중년남자도 있었다. 조흘른 자매의 게르가 있는 곳은 주로 치칠릭의 가난한 사람들이 군집해서 살고 있는 지역이다. 처음 만나 예배를 함께 드렸기에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으나 함께 예수를 찬양하면서 우리는 주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이 교회가 시작한 것은 여러 해가 되었으나 성인세례식은 이번이 처음이라 했다. 성인 8명이 세례를 받기를 원해서 그 동안 풍요로운 삶 공부를 마쳤다고 한다. 세례를 받은 8명 가운데에는 조흘른 자매의 제부로서 2년 동안이나 전도하여도 거부하여 애를 먹인 형제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신유기도도 자진해서 받고 세례까지 받아서 조흘른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탈장으로 고생한다는 형제이다. 이렇게 우리가 가는 곳마다 주님은 특별한 은혜를 베푸신다.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명령하셨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는데 그 첫 번째 단추가 바로 세례를 주는 것이다. 임 선교사가 세례를 준 곳은 반드시 주의 교회가 세워지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임 선교사와 김동욱 목사와 나 세 사람이 교대로 세례를 베풀고 나니 자밍우드 교회 지도자인 뭉크와 사촌동생 어윤조르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윤조르의 집에 환자가 있으니 와서 기도해 달라고 해서 함께 산꼭대기에 위치한 집에 도착하니 시간이 벌써 저녁 10시였다. 어윤조르는 뭉크의 사촌동생인데 뭉크가 지난 여름에 시간을 내어 이 곳을 방문해서 전도해서 주님을 영접한 후 조흘른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어윤조르의 집에서 환자들에게 기도를 해 주고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어느새 시간이 11시가 넘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우리가 느낀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느 지역의 문을 열어 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갈 바를 모르고 아르항가이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나서야 이 곳이 몽골 서북부지역에서 울란바토르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치칠릭을 거점으로 해서 지도자를 육성하고 파송하면 인근 3개 주에 모두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이 곳의 중요성을 안 미국인 선교사 두 사람이 1990년대에 이 곳에 와서 복음을 전하여 현재 게스트하우스 시설에 교회를 세웠으나 선교사가 떠나면서 이를 맡았던 지도자가 건물을 팔아 버렸다. 이 교회의 성도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현재 세 곳의 예배처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으나 훈련 받은 지도자가 없어 교회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조계사가 치칠릭에 눈독을 들이고는 이 곳을 성지로 선포하고 3년 전 치칠릭을 굽어보는 산 등성이에 불당을 세우고 은진미륵을 세웠다. 또한 일대에는 15개의 사찰을 세워 이 지역을 송두리째 어둠으로 덮고 있다.  정말 때가 급한 것이다. 늦기 전에 이 지역의 성도들을 깨우고 지도자를 양육하는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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