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익어갈 즈음이면
키 큰 나무 끝에 와 머무는 바람
비단 옷자락 스치는 소리 하늘을 쓸면
시퍼런 물 쏟아져 내려
핏빛, 황금빛 바야흐로 가을은 짙은 찻잎을 우리어 그윽한 향기로 취해간다.
귓부리까지 바알갛게 달아오른 이파리들
손흔들어 맞이 하는 골목어구
가을 속을 걸으면 영락없이 그 분 손을 잡고 가는 아이가 된다.
바람이 많은 날 이리저리 날아 내리는 낙엽 편지
발끝에 툭툭 차이도록 넉넉한 이 것은
한잎 한잎 하늘의 언어가 담기어 있으리
가장 값진 것을 낭비하는 것이 하늘의 비밀이듯이
한 모금의 가을은 삶의 언저리에 소리없이 찾아 와서는 기척도 없이 떠나려는가
차의 향기와도 같은 이 계절
가을은 오지 말 일이다
일단 온 가을은 떠나지는 더욱 말 일이다. 유명자 11.8.201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8 | 가을에 올리는 기도 | JintaeKim | 2022.09.28 | 140 |
» | 가을 송 | JintaeKim | 2015.11.08 | 3662 |
56 | 나무야, 너는...> 2 | 유명자 | 2004.01.25 | 4261 |
55 | 은혜 2 | 유명자 | 2004.01.25 | 4294 |
54 | 아가 2 13 | 유명자 | 2004.01.25 | 4342 |
53 | 아가 1 27 | 유명자 | 2004.01.25 | 4461 |
52 | 시간의 성에서 14 | 유명자 | 2004.01.25 | 4475 |
51 | 오늘 3 | 유명자 | 2004.01.25 | 4487 |
50 | 낙엽 41 | 유명자 | 2004.01.25 | 4504 |
49 | 꽃 15 | 유명자 | 2004.01.25 | 4550 |
48 | 고백 22 | 유명자 | 2004.01.25 | 4589 |
47 | 귀향 2 | 유명자 | 2004.01.25 | 4623 |
46 | 낙엽을 밟으며 (by 유명자) | myungjakim | 2013.11.17 | 4628 |
45 | 풍요로운 고독 13 | 유명자 | 2004.01.25 | 4657 |
44 | 찬란한 이별 15 | 유명자 | 2004.01.25 | 4674 |
43 | 어떤 소리 3 | 유명자 | 2004.01.25 | 4682 |
42 | 설겆이 11 | 유명자 | 2004.01.25 | 4684 |
41 | 연 날리기 3 | 유명자 | 2004.01.25 | 4687 |
40 | 은혜 1 4 | 유명자 | 2004.01.25 | 4694 |
39 | Just trust | myungjakim | 2013.10.30 | 4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