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믿음의 5단계 (창 25:19-34)

by 김진태 posted Sep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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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곱의 믿음의 5단계 (창 25:19-34)
설교자: 김 진 태 목사 (Nyack College 교수)
http://www.nyackcollege.edu/jintaekim

성경을 연구하면서 느끼는 것은 때로 하나님의 역사하시는 방법과 수단이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구원사에 하나님이 택한 인물들이 이상적이며 본이 되지 않는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그 예로 이스라엘의 12지파의 근원인 야곱을 보자. 야곱은 인격적으로 보면 본받을 면이 적은 인물이다. 하필이면 왜 이런 사람을 사용하셔서 인류구원의 역사를 이룩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바울 사도의 말을 들어보자. "그 자식들이 아직 나지도 아니하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 아니한 때에 택하심을 따라 되는 하나님의 뜻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부르시는 이에게로 말미암아 서게 하려 하사." 하나님께서 믿는 자를 구원하시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지 우리의 행위로 말미암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이런 인물을 택한 이유는 이런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손에 쓰임받을 때에는 구원사에 기록되는 놀라운 인물이 되듯이 야곱같은 우리도 하나님앞에 겸손하게 나아갈 때에 동일한 축복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시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어떤 것도 불필요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야곱의 삶조차도 우리에게 교훈과 소망으로 주셨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야곱의 삶의 패턴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상고해 보기로 하자.

야곱의 믿음의 삶은 5단계로 나눌 수가 있다. 첫단계는 스스로 하나님의 축복을 선택하는데서 출발한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축복이 가장 고귀한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쟁취하려는 열심을 하나님은 귀하게 보신다. 여기에 야곱의 다른 점이 있다. 하나님의 축복을 귀하게 여기는 자, 하나님이 우리에게 상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쟁취하려 하는 의욕은 우리가 정녕 본받을 삶의 태도이다.

둘째 단계는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고향을 떠나 하란으로 가는 길에 꿈에 하나님을 만나 축복의 약속을 받는 벧엘이다. 그토록 원했던 축복을 직접 받고 하나님께 서원으로 응답하는 예배생활의 시작이다. 그러나 하란에서의 야곱의 삶은 인격이 변하지 않은 인격을 보여준다. 삼촌 라반과의 사기극 경쟁, 라헬과 레아의 애기낳기 경쟁, 14년의 고생.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신 때문에 계속해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고통한다. 예수님을 주로 영접한 성도들의 삶도 초기에는 이와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고난과 갈등가운데서도 콩나물에 물을 주면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콩나물이 자라듯이 조금씩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자라간다.

셋째 단계는 지금까지 꿈을 통해서 나타나시던 그 하나님이 이제 야곱을 직접 만나 그를 축복하시고 그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주심으로 속이는 자라는 수치를 벗겨주는 브니엘이다. 신변에 닥쳐온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아 하나님앞에 모든 것을 맡기는 헌신의 단계이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온전한 헌신의 단계가 있다. 하나님을 직접 인격적으로 대면할 때에 완전히 꼬꾸라지는 역사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체험을 우리는 갈구하여야 한다. 그러나 헌신한 후에도 이방신상과 더러운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세겜사건후 다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가서야 그것들을 제하는 야곱의 가족들이다. 벧엘로 가서 예배의 삶을 살 것을 명령하신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다시 세상으로 유랑하는 야곱의 모습은 온전한 헌신후에도 방황하곤 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이러한 야곱에게 넷째 단계인 시련과 연단의 세월이 닥쳐온다. 벧엘을 떠나자 마자 가장 사랑하던 아내 라헬을 잃고 얼마 안되어 형제간의 질투로 자신이 가장 총애하던 아들 요셉을 잃는다. 따지고 보면 라헬과 라헬의 자식들만 편애한 야곱의 왜곡된 사랑의 소치이다. 뿐 아니다. 장자 르우벤이 자신의 첩 빌하와 간통하는 근친상간의 범죄로 장자권을 잃는 비극이 있다. 장자이지만 아비의 사랑을 받지 못한 레아의 아들이 저지른 죄악에 야곱도 할 말을 잊는다.

이 모든 연단의 기간을 거쳐서 야곱은 비로서 하나님앞에 겸손해진다. 바로 마지막 단계이다. 내 나그네의 길의 세월이 일백 삼십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바로앞에 말하는 야곱의 모습은 평생동안 믿음의 연단 끝에 하나님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옳바르게 깨달은 모습이다. 그래서 하나님앞에 이렇게 고백한다. 나를 모든 환난에서 건지셨다고. 당신은 지금 어느 단계에 서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