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의 방법과 결과
성경은 하나님께서 아들을 보내셔서 믿는 자를 죄에서 구원하신 결과를 “의롭다 함”이라 표현한다. 신학적 용어로는 이를 칭의라 한다. 칭의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바로 객관적 관점(하나님의 관점)과 주관적 관점(믿는 자의 관점)이다.
객관적 관점: 하나님께서 의롭다 하심
객관적 관점에서 칭의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의 보혈을 보시고 예수 믿는 자의 죄를 간과하시며, 죄 없는 자로 여기시는 하나님의 법적선언이다(Murray 1955, 121-125). 바울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롬 3:23–26).
여기서 핵심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칭의의 주체는 하나님 아버지이시며, 칭의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다.
주관적 관점: 믿는 자의 믿음
다음은 주관적 관점에서 칭의를 살펴보자. 어떤 이들은 하나님이 사랑이시므로 결국 모든 사람을 구원하실 것이라고 주장한다(Congdon et al. 2023; Origen 1966, 252; Parry 2014; Talbott 2014). 심지어 천국에서 마귀도 발견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만인구원설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성경적이지 않다(Packer 1993, 140; Shinn 1851).
성경은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졌다고 해도, 누구나 칭의를 얻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C&MA 2025, H9). 바울은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롬 3:26)고 말하며, 칭의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믿음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얼라이언스 신조 제6조 역시 이렇게 선언한다.
“누구든지 회개하고 예수를 믿는 자는 성령으로 거듭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C&MA 2025, A2–2)
이는 만인구원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교리적 입장이다.
구원받는 믿음의 내용
그렇다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라이언스 신조 제2조는 구원받는 믿음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자 참 인간이시다…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그의 흘리신 보혈의 은혜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받는다… 그는 성경 말씀대로 부활하시고… 다시 재림하신다.”(C&MA 2025, A2–1)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가 아니다. 로마서 10장 9절은 믿음이 전인격적 반응임을 강조한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심슨 목사는 참된 믿음이란 내적 신앙과 외적 고백을 통해 예수님을 구원의 주이자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Simpson 1925, 18–20).
칭의의 결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칭의를 받은 성도에게 임하는 축복은 무엇인가? 얼라이언스 신조 제6조는 칭의의 결과를 네 가지로 요약한다.
- 성령으로 거듭남(딛 3:4–7)
- 사단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로 옮겨짐(골 1:13)
- 영생을 선물로 받음
-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됨(롬 8:14–16; 요 1:12)
이제 이를 신분의 변화와 특혜라는 두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칭의가 가져오는 신분의 변화
칭의는 결정적인 신분의 변화를 수반한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은 “새로운 피조물”이라 선언하며, 의롭다 함을 받은 자의 신분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강조한다. 새로운 피조물의 다섯 가지 정체성과 일곱 가지 은혜를 상고함으로 구원의 주를 마무리하겠다.
1. 새로운 피조물의 신분: 다섯 가지 정체성
1) 하나님의 자녀(갈 3:26)
새로운 피조물은 더 이상 하나님과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가족 안으로 입양된 자녀다. 자녀는 아버지의 사랑과 돌봄을 누릴 뿐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과 뜻을 배워가는 특권을 가진다. 하나님은 자녀를 결코 버리지 않으시며, 자녀는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친밀한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2) 그리스도의 몸(엡 5:23–24)
새로운 피조물은 단독자로 존재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 곧 교회의 지체로 부름 받는다. 각 지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통해 자라며, 예수의 뜻을 이 땅에서 실현하는 사명을 함께 감당한다. 몸의 지체로서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하며, 서로를 통해 예수의 생명이 흘러간다.
3) 사랑의 아들의 나라의 시민(골 1:13)
새로운 피조물은 어둠의 권세에서 건져져, 하나님의 사랑이 다스리는 나라의 시민이 된다. 이 나라 가치와 질서는 세상과 다르며, 그 통치원리는 사랑과 진리, 정의와 평화이다. 이 나라의 시민권은 새로운 소속과 새로운 삶의 방식, 그리고 영원한 나라에 대한 소망을 동반한다.
4) 예수의 청지기(눅 19:11–27)
새로운 피조물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시간, 은사, 물질, 관계, 사명을 관리하는 청지기다. 청지기는 주인의 뜻을 따라 성실하게 일하며, 맡겨진 것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책임을 가진다. 청지기의 삶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주인의 기쁨에 참여하는 영광스러운 부르심이다.
5) 예수와 함께 왕 노릇하는 자(눅 22:28–30; 계 3:20–21)
새로운 피조물은 장차 예수와 함께 다스릴 자로 부름 받았다. 이는 단지 미래의 영광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도 죄와 세상, 악한 영의 권세에 굴복하지 않고 예수의 권세 아래 살아가는 삶을 포함한다.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분의 통치를 삶으로 드러낸다.
2. 새로운 피조물이 누리는 특혜: 일곱 가지 은혜
1) 구원을 받음(히 10:39; 롬 10:9–10)
새로운 피조물은 멸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졌다. 이는 단순히 죄의 형벌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새로운 삶의 시작,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약속을 포함한다. 구원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선물이다.
2) 성령을 선물로 받음(행 2:38–39)
성령은 새로운 피조물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다. 성령은 우리 안에 거하시며, 인도하시고, 위로하시고, 죄를 깨닫게 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힘을 주신다. 성령의 임재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3) 거룩하게 됨(행 26:18)
새로운 피조물은 단지 용서받은 죄인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백성으로 변화되는 존재다. 거룩함은 우리의 힘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점점 더 예수를 닮아가는 과정이다. 이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되는 은혜다.
4)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감(히 10:22)
새로운 피조물은 더 이상 제사장이나 성전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통해서만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예수의 피로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환영하신다. 이는 기도와 예배, 교제의 문이 항상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5)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받음(벧전 1:5; 5:9; 엡 6:16)
새로운 피조물은 영적전쟁 속에서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받는다. 하나님은 믿음을 지켜주시고, 악한 자의 공격을 막아주시며, 시험 가운데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신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다.
6) 세상을 이김(요일 5:4)
새로운 피조물은 세상의 가치와 유혹, 두려움과 압박에 휘둘리지 않는다. 예수께서 이미 세상을 이기셨기에, 그분을 믿는 자도 그 승리에 참여한다. 이는 세상 속에서 담대히, 자유롭게, 그리고 소망 가운데 살아가는 능력이다.
7)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감(히 4:3)
새로운 피조물은 단지 죄에서 해방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준비하신 참된 안식에 들어가는 자이다. 이 안식은 단순한 휴식이나 감정적 평온을 넘어, 하나님과의 화목 속에서 누리는 깊은 쉼이다. 히브리서가 말하듯, 창조 때부터 예비된 하나님의 안식은 믿음으로 예수께 나아오는 자들에게 열려 있다.
이 안식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은 자기 행위로 의를 이루려는 불안에서 벗어나고, 하나님의 완전하신 사랑과 주권을 신뢰하는 평안을 누린다. 또한 이 안식은 현재적 경험일 뿐 아니라, 장차 완성될 영원한 안식의 전조로서, 하나님 나라의 충만한 샬롬을 미리 맛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