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22
주님, 오늘 아침 저에게 조용한 일을 맡기셨습니다.
집 둘레의 잡초를 마저 뽑는 일이었습니다.
마지막 잡초 하나가 뽑혀 나올 때,
주변 풍경이 환히 열리고
공기가 새롭게 주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지가위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오던 순간,
현관 앞의 로드덴드론 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떨어진 꽃잎들이 앞마당에 고요한 장식처럼
아름답게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꽃은 떨어져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구나.
그런데 주님, 왜 많은 인생들은 쓰러질 때
쓴뿌리와 수치 속에 떨어지고,
남는 것은 실패의 그림자뿐일까요.
그래서 저는 주님 앞에 서서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떨어질 때에도 은혜로 떨어지게 하시고,
제 삶의 마지막까지
주님이 주신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하소서.
부끄러움이 아니라,
주님의 손에 붙들린 삶의 향기를 남기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