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826
작년 응급실에 실려 간 뒤로는 가능하면 장거리 여행, 특히 장거리 운전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은 그 금기를 한참 넘겼습니다. 지난주에는 일곱 달 된 손자를 보기 위해 테네시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돌아왔고, 이번에는 딸을 만나러 버지니아까지 혼자 차를 몰고 내려왔습니다. 다니는 동안 마음속에 여러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이들마다 살아가는 모습이 참 많이 다르다는 것 말입니다.
오는 길에 친구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그만 287 South로 빠져야 할 출구를 훌쩍 지나쳐 버렸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본전 생각이 아무리 간절해도, 다시 차를 돌려 원래 빠져야 할 출구로 되돌아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기에, 40분을 더 써서 되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78 West로 접어드는 길에서 대형 사고가 나서 도로가 완전히 주차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엉금엉금 30분 넘게 기어가다 보니 사고 수습은 거의 끝났지만, 처참하게 부서진 승용차 잔해를 치우느라 소방차와 경찰차 여러 대가 아직도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래는 딸 집에 도착해 함께 점심을 먹으려던 계획을 바꿔, 중간에서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다시 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장거리 운전이 제법 부담이 됩니다. 뉴저지에서 혼자 차를 몰고 내려오다 보면 나중에는 정신이 어지럽고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곧장 딸 집 근처의 산책로로 향했습니다. 숲 자체는 어디나 비슷하지만, 오늘은 비가 많이 왔는지 길 곳곳이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Rock Run을 따라 한참을 우회해야 했습니다. 최근 태풍 때문인지 오래된 큰 나무 두 그루가 길을 가로질러 쓰러져 있어 완전히 막혀 있었고, 그 사이를 지나오느라 꽤 애를 먹었습니다. 뉴저지 집 근처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면 다음 날이면 말끔히 정리되어 산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듯했습니다. 딸에게 물어보니, 레인저가 1년에 한 번 정도 와서 점검하는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뭐, 불평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요. 이런 곳에 오면 그저 그곳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