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22
23년 전 이 집을 사서 이사 왔을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이사 오자마자 피기 시작했던 한 쌍의 철쭉이었다. 둘은 하나는 색깔이 핏빛처럼 붉고, 하나는 분홍이라 더욱 화사하게 우리 집 정문을 야긴과 보아스처럼 빛냈다. 그러다가, 아 정말로 그러다가이다. Utility company에서 계량기를 철쭉이 있는 자리에 설치한다고, 한 그루를 뿌리채 파내었다가 그 옆에 다시 심고 갔다. 그런데, 이 사람들 사기를 친 게 틀림이 없다. 다시 심은 나무가 비실비실하더니 끝내 돌아가신 게 아닌가? 그래, 위에 있는 철쭉은 이젠 홀로 우리 정문을 지키고 있다. 이맘때면 꽃이 피기 시작해서 머지않아 그 아름다운 모습을 화사하게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