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All4Jesus

조회 수 1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IMG_4741[1].JPG

 

260210

 

아직도 겨울이라 쌀쌀하긴 하지만, 그동안 너무 혹독하게 추웠던 탓에 오늘의 31도 날씨는 오히려 온화하게 느껴진다. 오전 내내 원고를 수정하느라 머리가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아, 정오가 조금 지나 집을 나서 동네 숲으로 산책을 갔다. 길가의 눈은 많이 녹았지만 숲속은 여전히 폭설 직후 그대로라, 고요함과 흰눈으로 덮인 숲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한 가지 어려움은 사람들이 다니며 다져 놓은 길이 살짝 녹아 매우 미끄러웠다는 점이다. 발을 디딜 때마다 미끄러져 넘어질 것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몇 번 그러다 보니 요령이 생겨 거의 뛰듯이 걸어가게 되었는데, 이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지난 한 주 동안 혹한이 계속되던 때에는 숲을 거의 혼자 독차지하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제법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빨리 걷던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앞서 가던 노부부였다. 나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두 분이 지팡이를 짚고 아주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다져진 눈길은 폭이 좁아 쉽게 추월하기도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줄이고 뒤를 따라가다 보니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한참을 그러다가 “실례합니다, 추월할게요” 하고 지나치니 살 것 같아 속도를 좀 냈는데, 갑자기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장년의 남자가 “저런, 저런” 하며 손으로 나를 잡는 시늉을 했다. 다행히 중심을 잡아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표정과 동작이 재미있고 고마웠다.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오늘은 짧은 코스로 잡아 걸었는데, 이번에는 사슴 한 마리가 길 한가운데 떡하니 서서 길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 못하는 짐승에게 비켜 달라고 하기도 뭐해서 잠시 기다려 주었더니, 예의가 있는지 다른 길로 돌아갔다. 사슴들이 이렇게 사람들이 다져 놓은 길을 선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곳은 눈이 깊고 푹푹 빠지지만, 사람들이 다닌 길은 단단하게 다져져 있어 사슴이 걷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사슴을 보내고 나니 문득 “얘네들은 이렇게 눈 덮인 숲에서 뭘 먹고 살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뭐, 나름대로 먹이를 찾는 방법이 있겠지 싶어 길을 돌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4 나의 이야기 (194) 눈폭풍후 숲을 찾다 JintaeKim 2026.02.27 47
» 나의 이야기 (193) 정오의 눈길 산책 file JintaeKim 2026.02.10 112
192 나의 이야기 (192) 기록적인 눈 폭풍 2026 file JintaeKim 2026.01.26 153
191 나의 이야기 (191) 1978년 결혼 이야기 file JintaeKim 2026.01.24 112
190 나의 이야기 (190) 눈꽃 숲에서 만난 사슴들 file JintaeKim 2026.01.17 157
189 나의 이야기 (189) 봄학기 강의를 배정받고서 file JintaeKim 2026.01.09 191
188 나의 이야기 (188) 젖은 숲길을 걷는 묘미 file JintaeKim 2026.01.06 153
187 나의 이야기 (187) 2025 성탄의 축복 file JintaeKim 2025.12.25 177
186 나의 이야기 (186) 사중복음 초고를 탈고하며 file JintaeKim 2025.12.21 171
185 나의 이야기 (185) 하나님이 주시고 걷어 가신다 file JintaeKim 2025.12.21 125
184 나의 이야기 (184) 눈덮인 숲을 걸으며 file JintaeKim 2025.12.16 200
183 나의 이야기 (183) 폭설을 치우며 file JintaeKim 2025.12.14 203
182 나의 이야기 (182) Costco 에 다녀와서 file JintaeKim 2025.12.10 240
181 나의 이야기 (181) 성탄의 꽃불을 밝히며 file JintaeKim 2025.12.05 220
180 나의 이야기 (180) 은혜로 넘치는 추수감사절 file JintaeKim 2025.12.03 267
179 나의 이야기 (179) 감사의 조건 file JintaeKim 2025.11.21 267
178 나의 이야기 (178) 겨울을 기대하며 file JintaeKim 2025.11.17 212
177 나의 이야기 (177) 낙엽을 긁은 후 file JintaeKim 2025.11.16 219
176 나의 이야기 (176) 겨울의 첫 발자국 file JintaeKim 2025.11.11 237
175 나의 이야기 (175) 낙엽을 긁으면서 file JintaeKim 2025.11.10 2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

(c) 2013 All4Jesus.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