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6
이틀 전 내린 폭설은 숲길을 단단히 가로막아, 그동안은 동네 길을 오가며 발걸음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오늘, 마침내 숲으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눈으로 덮여 있던 길은 부지런한 이들의 발자취로 다져져 이제는 걸을 만한 오솔길이 되어 있었다.
숲은 눈의 무게를 이고 고요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적막을 가르며 걷다 보니, 내 귀에 닿는 것은 오직 눈을 밟는 발자국 소리뿐이었다. 차갑고도 맑은 공기는 놀라울 만큼 상쾌하여, 이를 들이마시는 내 코가 호사를 누리는 듯했다.
눈 위로는 앙상한 나무들이 흩어져 서 있었고, 그 위로는 석양빛에 물든 하늘이 붉게 번져 있었다. 늘 이 숲에서 마주하던 사슴들은 눈을 피해 어디론가 숨어버린 듯 보이지 않았고, 먹이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던 다람쥐들도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해가 지기 전에 이 산책을 마치려는 듯, 발걸음을 조금 더 재촉했다. 그러나 그 걸음 속에는 단순한 서두름만이 아니라, 눈 덮인 숲이 선사하는 고요와 황혼의 빛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기려는 아쉬움도 함께 담겨 있었다.
